[인터뷰] 최정호 국립항공박물관장, 우리나라 항공 과거·현재·미래 담은 국내최초 항공박물관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 키워주는 공간으로
박물관 단순히 보는 시대 지나… 체험으로 차별화
주말 체험 프로그램, 지역사회와 연계한 각종 교육프로그램 운영

박찬호 | 기사입력 2021/06/10 [10:50]

[인터뷰] 최정호 국립항공박물관장, 우리나라 항공 과거·현재·미래 담은 국내최초 항공박물관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 키워주는 공간으로
박물관 단순히 보는 시대 지나… 체험으로 차별화
주말 체험 프로그램, 지역사회와 연계한 각종 교육프로그램 운영

박찬호 | 입력 : 2021/06/10 [10:50]

 

국립항공박물관은 전시와 체험, 교육과 보존, 미래에 관한 모든 것을 다 아우르는 곳

자랑스러운 항공 독립운동의 역사...애국지사 유족 및 연구자, 항공 독립운동 자료 기증

우리 주도 국제항공박물관 협의체 만들어 전시유물인적 교류와 국제대회 유치 계획

 

 최정호 국립항공박물관장     ⓒ국토저널

 

국립항공박물관은 국내 최초로 선보인 항공분야 국립박물관이다.

지난 202075일 개관했으며, 이는 한인비행학교 개교(192077) 100주년을 기리며 문을 연 의미도 있다. 박물관은 항공역사, 항공 산업, 항공생활, 야외전시, 기획전시로 크게 나눠지며 국내, 해외의 항공역사를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박물관에는 지금껏 알지 못한 우리 항공사의 보석 같은 전시물과 실물 비행기 16대가 전시되어 있으며, 항공사별 항공기 등록 현황, 조종사, 승무원 현황, 각종 체험 등 우리 삶을 바꿀 미래 항공 기술 발전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국토부 제 2차관, 항공정책실장, 서울항공청장 등을 역임한 최정호 국립항공박물관 초대 관장을 본지 1주년 기념호에 만났다.

 

- 한국 항공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항공박물관이 김포공항 중심권에 세워졌다. 개관과 반응은?

 

좀 늦은 감이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가 세계 항공분야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생각하면 맞는 얘기죠. 세계 민간항공의 노선과 표준기술, 운용절차 등을 결정하는 UN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이사국으로 올라서고, 인천국제공항이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오랜 기간 1위를 달성했으며, 항공운송량도 세계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항공산업이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발전상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한 문화기관, 즉 국립항공박물관의 설립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배경으로 국립항공박물관은 국토교통부가 주도적으로 설립한 최초의 국립박물관입니다.

개관 시기가 코로나-19랑 겹쳐 한동안 정상적으로 관람객을 맞이할 수가 없었고 또 정성들여 준비했던 많은 이벤트와 프로그램들이 멈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특히 지역주민들과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과 개관 확대를 바라는 요청들이 있어서 지금은 주말에는 체험 프로그램이 금방 매진되며 또 지역사회(강서구)와 연계하여 각종 교육프로그램 등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인비행학교 개교 100주년(2020.7.5.)에 맞춘 박물관 개관일의 의미가 좋다는 점과 또 그동안 미진했던 대한민국 항공역사의 발굴과 연구 그리고 널리 알리는 역할에 대해 큰 기대를 보이고 있다.

 

 

- 국내 항공분야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1980년대 초음속전투기 제공호의 단순 조립생산을 시작으로 KF-16 기술 도입 생산을 거쳐 우리가 주도적으로 KT-1T-50이라는 훈련기의 독자 개발을 성공시켰습니다.

이는 우리 항공기술의 발전을 보여주는 결실입니다. 특히, T-50의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면서 완제기 플랫폼에 대한 개발 능력을 보유하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수리온, 소형무장/민수헬기(LAH, LCH)와 같은 회전익기, 그리고 최근에는 한국형전투기(KF-21) 보라매의 시제기까지 내놓는 단계에 왔습니다. 특히 초음속 전투기의 개발이라는 영역은 항공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진입단계라고 보고 있으며 민항기 부문도 기체 구조물 사업을 예로 들면, 과거에는 선진국의 개발 업체가 설계한 도면으로 단순히 조립, 생산하는 단계였으나 현재는 보잉과 에어버스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핵심기술에까지 관여하는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최정호 국립항공박물관장     ⓒ국토저널



- 국내에 있는 다른 항공박물관과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저는 국립항공박물관이 항공박물관 중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최고라고 자신 있게 주장합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자랑스러운 우리 항공 독립운동의 역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기리며 수많은 애국지사들의 유족 및 연구자들을 만났고, 그들로부터 소중한 항공 독립운동 자료를 기증 및 기탁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는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있다는 점입니다. 항공에 꿈을 갖는 또는 가질만한 사람들이 체험을 통해서 보다 확실하게 그 꿈을 마음에 새겨 넣을 수 있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접근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국내의 다른 항공박물관들만 해도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실 박물관이라는 곳은 마음먹고 날 잡아서 가는 곳이 아닌 늘 가까이 있어야 하는 곳인데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국립항공박물관은 인구 천 만의 수도 서울에 그것도 수많은 사람들이 전국각지는 물론 인접 해외에서 드나드는 서울의 현관 김포공항에 있습니다. 이건 세계 어느 항공박물관도 가지지 못한 장점입니다.

 

- 국내 항공 산업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향후 어떻게 진행될 거 같은지?

 

국립항공박물관이 개관한지 1년이 지났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전시를 통한 활동이 여전히 어렵습니다. 자연스럽게 비대면 방식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박물관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올해 7월 개관 1주년 기념으로 기증자·개관명판 제막식온라인-웨비나를 활용 국제적으로 열리는 심포지엄’,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중, 국제 심포지엄은 코로나-19 이후의 항공우주 박물관과 국제적 협력입니다. 내용(주제)와 형식(온라인) 모두 시의에 맞춘 최선의 선택입니다. 또한 블로그 등을 포함한 온라인 매체를 통해 관람객들과의 소통을 넓히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립항공박물관의 유튜브 채널에서 코어온더항박이라는 시리즈가 대표적이지요. 향후 메타버스 VR을 이용한 전시공간도 계획 중입니다.

 

- 박물관 내부를 둘러보니 평소 보지 못한 구형 복엽기, 6.25 전쟁 때 미국으로부터 기증받은 전투기, 국산 항공기 등이 전시되어 있던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국립항공박물관의 설립이 본격화 되자 여러 기관에서 많은 협조를 해주셨는데, 특히 공군에 감사를 드립니다. 국민의 성금으로 구입한 최초의 훈련기 T-6 건국기, 한국전쟁의 영웅 F-51 무스탕, 최초의 제트기이자 빨간마후라의 주인공 F-86 세이버, 우리 손으로 조립생산한 최초의 초음속기 KF-5 제공호 이렇게 4대는 공군이 기증한 덕분에 전시가 가능했습니다. 우리 박물관에서 꼭 필요로 했던 기종들인데 사실 우리나라에 몇 대 남아있지 않은 비행기라 공군에서도 처음에는 어려워했습니다. 다행히 당시 공군 참모차장께서 박물관 현장을 방문했을 때 이 기종들의 역사적 의미와 필요성을 설득했더니 흔쾌히 기증을 결정해 주셨습니다.

또한 복엽기를 말씀하셨는데 엔진 출력이 약해서 날개의 양력이 많이 필요했던 시기에 쓰인 그야말로 구형 기종이지요, 마침 저희 박물관의 대표 전시유물 두 종인 안창남 선생의 금강호와 임시정부한인비행학교의 훈련기(스탠다드 J-1)이 복엽기입니다.

 

 최정호 국립항공박물관장     ⓒ국토저널

 

- 전시관 구성은 과거/현재/미래로 구성되어 있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관 등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항공강국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산업을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크게 항공역사(과거)’, ‘항공산업(현재)’, ‘항공생활(미래)’로 나누어 전시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2층과 3층에 위치한 5개의 체험존에서는 B-747 조종시뮬레이션 등 차별화된 최첨단 항공 관련 시설을 설치, 수준 높은 체험형 항공 체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체험교육시설로는, 국내 유일의 조종과 관제를 연동한 조종·관제 시스템을 통해 B-747

조종사와 인천공항 관제탑 관제사 체험공간이 있으며, 비행기 기내방송으로만 듣던 안전교육을 실제로 체험 할 수 있는 기내훈련 체험으로 승무원 직업을 이해하고 비상시 대처방안을 숙지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경량항공기 시뮬레이터, 드론레이싱, 패러글라이딩, 행글라이딩 VR(가상현실) 등 항공레포츠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 관장님이 생각하는 국립항공박물관의 관장의 역할과 앞으로의 운영 방향은?

 

국립항공박물관의 총 책임자로서 박물관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겠지요.

솔직히 저도 박물관은 처음이라서 처음에 부담이 컸던 게 사실입니다. 오랫동안 항공분야의 업무를 맡아왔다고는 하지만 항공이라는 분야가 워낙 넓고 또 전문적이잖아요. 하지만 박물관장의 역할에 있어 항공 전문지식만이 핵심 요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요. 박물관 내에 각 분야에 정통한 담당 직원들이 있는 만큼 그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 즉 경영이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일 것입니다. 큰방향성으로 무엇보다 국립항공박물관이 재미있는 박물관, 다시 와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박물관, 그리고 꿈을 키워주는 박물관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기대하는 국립항공박물관의 역할과 운영계획은?

 

국립항공박물관은 전시와 체험, 교육과 보존, 미래에 관한 모든 것을 다 아우르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생각하듯 과학관과 (정통)박물관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과학관과 박물관의 경계에서 안주하고 있지만은 않아야 한다는 얘기죠. 박물관의 개념에 대해 일반인들의 인식은 아직박물관 = 유물이렇게 머물러 있어요. 최근 박물관의 기능과 역할이 확대되는 추세인 만큼 그것을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항공박물관은 항공 문화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기본 역할 외에도 전시와 체험을 통해 미래 세대 교육의 장이 되고 코로나로 인해 침체된 항공산업을 활성화하는 기폭제 역할도 할 수 있어요. 항공 산업, 미래인재양성, 항공문화, 3가지 축이 맞물려 과거와 현재를 굳건하게 하고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는 국가적 인프라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향후 국내에 있는 항공박물관 간의 협업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잘 진행된다면 그 영역을 넓혀 국제적인 항공박물관 협의체도 생각해볼 수 있겠지요. 당장 올해에는 국제적인 심포지엄을 주관하여 국내외에 우리 박물관을 널리 알리고, 나아가 우리가 주도하는 국제항공박물관 협의체를 만들어 전시유물인적 교류와 국제대회의 유치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최정호관장은,

성균관대학교 행정학 졸업/ 영국 리즈대학 대학원 교통계획학 석사/ 광운대학교 부동산학 박사 / 28회 행정고시 합격/ 건설교통부 육상교통국 육상기획관 서기관/ 국토교통부 대변인/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 실장/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 실장/ 국토교통부 제2차관/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현재 국립항공박물관 관장 (2019.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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